원피스/[드래사보] Lost star

#12.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 Keira Knightley

김스팸팸 2015. 10. 3. 14:40
"그럼 세션은 이렇게 진행하지요. 그럼 공석인 기타는 제가...베이스는...."
"자네의 세션 중에서-"
"드래곤씨가 하면 되겠군요! 요호홋! 요호호호홋!"
"....."
"드래곤씨가요?!"

사보와 브룩이 눈을 빛내며 돌아보자 드래곤이 말없이 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다른 세션을..."
"그러고보니까, 드래곤씨 연주 최고지요?"
"그렇지요오오오오?"
"저는 들어본 적이 없어서 너무나 슬퍼요. 물론 음원이나 시디 등으로도 들어보았지만..."
"내 실력은 녹슬어서..."
"요호홋! 요호호홋! 무릇 연주 실력이란 기술과 같아 일단 다시 연마하면 녹슬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드래곤씨지요! 요호호홋!"
"...."
"그럼 우리 드래곤씨에게 마음의 준비할 시간을 드릴까요?"
"....5일은-"
"3일 후, 오전 11시쯤에 만납시다! 회사 사옥 옥상스케줄을 비워뒀으니, 그곳에서 녹음하지요!"
"우와!"
"...."

이미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스케줄에 결국 드래곤은 아무런 항변의 기회도 없이 회의를 마쳤다. 그리고는 드래곤 답지않게 저녁도 먹는 둥 마는 둥 하던 드래곤은 집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벌써 주무시려고요?"
"...나는 잠시 할 일이 있단다. 너는 얼른 자려무나. 오늘 하루종일 녹음하느라 수고했다."
 
아. 그런 수상하게 생긴 기타 케이스 들고 작업실로 들어 가는데 그 어떤 누가 이상하게 보지 않을 수 있을까요. 드래곤씨. - 사보는 고민했다. 굳이 저 작업실에 들어가서 드래곤씨를 괴롭혀볼까. 확실히 베이스 치는 드래곤씨도 보고싶었다. 그런데 그러면 안 될 것 같기도 했다. 오랜만에 집중하는 드래곤씨를 괴롭히자, 그만두자. 머릿속에서 천사와 악마가 싸우다 오늘은 천사가 이긴듯 했다. 그래도 첫날인데. 첫날부터 방해할 순 없지. 오랜만에 별 이유없이 웹서핑이나 해볼까. 그러고보니 요즘은 곡과 편곡 하느라 딴짓을 못하고 살았다. 오랜만에 생긴 여가시간에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웹서핑이나 해보려고 했다. 반짝이는 메일알림이 없었다면.
 
"....?"
[기다릴게. 자주 가던 그 카페. PM 10시부터-]
"....."

일단, 이 메일은 온지 일주일 하고도 반, 그러니까 10일이 지났다. 발신자 이름이 없지만 이 메일주소를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무니까 이것이 누군지는 아주 자명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또 고민도 되었다. 그 카페는 어딘지 안다. 지금 시간은 이미 늦어 간다고 하면 내일 가야할 것이다. 그 자존심 높은 슈라이야가 아직도 저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저 작업실 안의 누군가를 두고 도저히 그를 만나러 갈 용기가 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

[그럼 열심히 부를테니, 즐겁게-]

처음으로 그의 유투브 채널이란 곳을 들어갔다. 항상 혼자서만 독점하던 맑은 웃음이 찍힌 사진이 메인에서 그를 반기고 결코 적지 않은 숫자의 팔로워들이 그의 다음 곡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어설픈 편집을 넘어선 아름다운 노래들. 마치 공연 실황같은 버스킹 영상들과 새로운 곡들.

[아 얼른 음원발표 안하나?]
[레볼루션 뮤직, 일해라.]
[이거 너무 감질나잖아.]

어서 음원을 달라며 재촉하는 사람들의 반응과-

[오예ㅖㅖㅖㅖㅖㅖㅖㅖㅖㅖ 티켓팅 성공!!!!]
[얼른 왔으면 좋겠어 11월 30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티켓팅 실패했는데......우우...]
[Y석 양도 구합니다. 연락주세요-]

곧 있을 그의 콘서트 표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 모든 게

내 손을 떠난

3개월, 아니 2개월 반이 채 되지 않은 시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원래 이런 게 가능한 녀석이었던걸까?
아니면 '몽키 D 드래곤' 이라는 남자가 말 그대로 '미다스의 손' 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까?

하지만 확실한 점은 내 눈의 보석은 남의 눈에도 보석이었고, 이제 그 보석이 제 손을 떠나 세상으로 불려가 가장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는 점이었고,

자신에게는 여전히 유일한 뮤즈 라는 점이었다.

확인하지 않는 메일의 답변을 기다리며 익숙한 그 카페에서 수십장의 후회의 곡을 쓰고, 그 수 만큼 많은 가사를 썼다. 첫날은 기다리며 초조했고, 둘쨋날은 화가 났고, 셋째날은 슬펐다. 넷째날은 외로웠고, 다섯째 날은 자신이 뭘 하고 있나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섯째 날부터는 머릿속을 휘두르는 모든 곡과 가사들을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꼭 열 한 번째 되는 날,

"어서오세요! 어머나! 오랜만이시네!"

네가 왔다.

***

"잘 지내?"
"뭐. 그럭저럭."
"바쁘더라?"
"슈라이야씨야 말로 바쁘지 않나? 투어다 뭐다."
"뭐. 항상 그랬지."

슈라이야는 눈으로 사보를 훑어보았다. 확실히 좋아졌다- 라는 표현을 안 쓸 수가 없을 만큼 좋아져 있었다. 잘 손질된 머리카락. 예전과 사뭇 많이 달라진 스타일의 세미정장은 그의 몸에 꼭 맞게 맞춤이라도 했는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핏을 자랑한다. 걸음걸이에는 자신감이 붙었고 이제 더이상 남의 눈치를 보지도 않는다. 함께 이 카페에 올 때 마다 혹시 파파라치에게 찍히면 어쩌냐며 안절부절하던 예전의 네가 귀엽게 느껴질만큼.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가장 변한 것은 눈빛이었다.

"스타일이 변했네?"
"아. 뭐. 언제까지 후드만 입고 다닐 순 없잖아."
"왜?"
"...."
"그래도 괜찮아. 너는."
"...."
"뭐든 잘 어울리잖아. 그리고 언제부터 남의 눈에 신경 썼다고."
"....."
"응?"

나는 네 소소한 변화가 싫다.

"슈라이야."
"슈라 라고 불러. 어색하네."
"슈라이야."

나를 향하는 호칭이 바뀐 것이 싫고,
지금 나를 바라보는, 이질적인 것을 바라보는
 
네 눈빛이 싫다.

"그 사람이랑 잘 지내?"
"...응. 아주. 잘 지내."
"제작자라고 하던데, 정말 잘 해주는 거야?"
"물론. 걱정 마."
"아니, 요즘은 그런 류의 사기꾼들도-"
"어젠 소울 킹 브룩이랑 작업했어."
"....."
"그 사람 덕이지."
"...그래. 뭐. 사기꾼은 아닌가 보네."

다른 자의 말을 하는 네 혀가 싫다.

나의 것이 아닌 네가 싫어.

"....할 말 없으면 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
"흔들린 건 사실이야."
"...."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 유일한 파트너가 너인 것도 사실이야."
"......그런 말을 하고 싶어서, 부른거야?"
"...그런 말이라고 하는 게 어디있어."
"그런거야?"
"...."
"그런거군."

커피 나왔습니다. - 커피잔이 자리에 놓이자 사보가 빤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예의 늘 잘 마시던 카페모카였다.

"왜 바라만 봐? 좋아하지 않아?"
"아...."

슈라이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반이나 마실 동안에도 사보는 그저 제 앞에 놓인 한잔의 커피를 바라만 보았다.

"사보?"
"....변한다는 것,"
"....?"
"어떻게 그럴수 있지. - 라고 생각 했는데."
"....."
"이렇게 순식간이었구나."
"....사보."
"당신도 그랬겠구나."

사보가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거였구나."

그리고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고,

대답이었다.

***

"....어딜 다녀왔나?"
"아? 네. 헤헤헤. 자. 벼락치기 하는 드래곤씨를 위한 거에요! 초코 크로와상!"
"....커피...?"
"네."

드래곤이 익숙하게 주방으로 들어가자 사보는 방으로 들어가 편한 옷으로 갈아입었다. 커다란 후드가 달린 후드티셔츠와 가벼운 바지였다. 사보가 나오자 마침 막 커피를 다 내린 드래곤이 사보를 흘끗보며 말을 이었다.

"밤에 돌아다니는 건, 추천사항이 아니구나."
"그렇지만 하루종일 드래곤씨가 작업실에서 나오질 않으니 외로워서 산책이라도 나가지 않으면~"
"....그나저나 내일인데 정말 넌 괜찮겠나?"
"네!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기대 되는 데요!? 드래곤씨가 멋지게 베이스를 딱 들고-"
".....자. 커피."
"헤헤헤. 오늘은 뭐에요?"
"아. 에티오피아 아라차라고 하는 원두. 에티오피아 계열의 녀석들이 늘 그렇듯-"

평소처럼 드래곤은 자연스럽게 원두를 설명하며 커피를 내려놓고는 맞은 편에 앉았다. 향긋하게 올라오는 커피의 향과 코를 간질이는 초코 크로와상의 단내를 맡으며 사보는 드래곤의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새 자신은 이렇게 변했다.

카페모카와 드립커피 처럼 너무나 분명하게.

이상하지.

다 같은 커피는 맞는데.
나는 아직도 나인데.

"사보?"
"아니에요."

드래곤의 물음에 사보는 고개를 들고 잔을 들었다.

"뭔가, 이젠 홀가분하게 노래 부를수 있는 기분이 들어서요."
"....."
"그냥 그래요."

***

"요호호홋! 요호호호호홋!"
"으아....브룩! 그러지 말아요! 그 괴상한 웃음소리가 엄청 울린다구요!"
"아무리 그래도 저도 헬기장에서 노래부르는 건 처음이네요! 요호호홋! 기대되는 데요?"
"헤헤헤, 저도 드래곤씨 연주 기대되는데요! NG를 팍팍 내서 계속 듣고 싶을 정도-"
"다섯시간 이후엔 이반프가 와서 우릴 쫒아낼거다. 기억해두도록!"

오늘도 가을의 하늘은 맑고 푸르다.

바람은 한창 더 차가워져 곧 있을 겨울을 예고한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노래한다.

이 노래 너머에 있을 당신을 위해.


Maybe
You don`t have to smile so sad
Laugh when you`re feeling bad
I promise I won`t

Chase you
You don`t have to dance so blue
You don`t have to say I do
When baby you don`t

Just tell me
The one thing you never told me
Then let go of me
Hell just throw me

Maybe if you wanna go home
Tell me if I`m back on my own
Giving back a heart that`s on loan
Just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Oh maybe
You don`t have to kill so kind
Pretend to ease my mind
When baby you won`t

Oh sugar
You don`t have to be so sweet
I know who you`re going to meet
Don`t say that I don`t

So maybe
I won`t let your memory haunt me
I`ll be sleepwalking
With the lonely

If you`re taking me home
Tell me if I`m back on my own
Giving back a heart that`s on loan
Just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Cause I`m just not sure)
Tell me if I`m back on my own (How to get back there)
Giving back a heart that`s on loan (And I just can`t bear)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If you`re not there)

(Ooh ooh ooh ooh...)
(Baby...)

If you`re taking me home
Tell me if I`m back on my own
Giving back a heart that`s on loan
Tell me if you wanna go

(Wanna go, wanna go, wanna go, wanna)

Cause I`m just not sure
How to get back there
And I just can`t bear
If you`re not there


***

[엌ㅋㅋㅋㅋㅋㅋㅋ 누가 헬기장에서 노래를 녹음하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기 레볼루션 뮤직 옥상이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헐 옥상에 헬기장이 있어. 럭셔리하네 ㅋㅋㅋㅋㅋㅋㅋ]

너의 노래는 또 다시 사람들 사이에서 술렁였고,

"슈라이야. 기분이 안좋아보이네? 컨디션 조절 잘해야지. 콘서트, 곧인데."
"....그러게. 말이야."

너의 대답을 들었음에도 납득하지 못한 나는 울렁였다.

***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Cause I`m just not sure)
Tell me if I`m back on my own (How to get back there)
Giving back a heart that`s on loan (And I just can`t bear)
Just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Wanna go, wanna go, wanna go, wanna)
(Wanna go, wanna)
(Wanna go, w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