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드래사보] Lost star
#05.Tickets -Maroon 5
김스팸팸
2015. 9. 15. 00:09
"백화점이요?"
한창 나른해지는 오후 네시. 집 소파에서 뒹굴거리는 금빛 털을 가진 고양이에게 집에 돌아온 드래곤이 제안한 것은 뜻밖의 것이었다. 쇼핑이라. 딱히 필요한 건 없는데. - 사실 드래곤과 함께 하기로 시작한 이래, 사보는 그 어느때보다 맘 편하고 태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오전엔 늘어지게 자다 브런치 시간때 쯤 일어나면 아침 새 어디론가 사라지면서 드래곤이 차려둔 아침이 있다. 아무리 그래도 매일 오믈렛은 질린다는 말에 드래곤이 나름 배려한다며 아침 메뉴는 매일 바뀐다.
드래곤의 요리는 어딘가 이상했다. 드래곤은 혼자 사는 기간이 길었고 살기위해 먹는 사보와는 달리 먹기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미식가였다. 그 덕에 사보는 이 도시에서 맛볼수 있는 온갖 진귀한 것들은 전부 맛 본 느낌이었다. 서서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 달콤쌉싸래한 초코 크로와상부터 한끼에 눈이 휘둥그레한 가격인 요리까지. 그렇기에 드래곤 본인도 요리를 꽤 잘한다고 자신하는 편이었는데 사보가 오면서 그 환상은 깨지다시피했다.
'아, 뭐. 싱겁긴하지만 건강해지는 느낌이에요.'
사보의 이 한마디가 드래곤이 가진 요리 자존심을 단 한번에 꺾었다. 아니, 맛 없다는게 아닌데...-라는 사보의 변명은 드래곤에게 들리지 않았다. 사실 맛이 없을 수 밖에 없었다. 드래곤은 요리의 간을 굉장히 귀찮아 했다. 모든 것이 대충대충. 정말 '때려 넣는다' 라는 표현은 드래곤을 위한 것일거라고 사보가 생각할 만큼, 드래곤의 요리는 뭔가 대충대충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플레이팅이 좋아 요리를 잘하는 것 처럼 보였던 것이다.
여튼 그 덕에 사보는 점점 발전해 가는(간이 맞아가는-) 드래곤의 요리를 즐길 수 있었다. 보통 아침이나 점심에. - 저녁은 드래곤의 손을 붙잡고 미식 탐험을 떠나곤 했다. - 그렇게 오후 햇살을 맞으며 티비를 보거나 보통 집이라고는 보기 힘든 방대한 양의 책이 있는 -주로 음악역사의 서적- 드래곤의 서재에서 책을 읽거나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보면 오후 두시쯤 드래곤이 온다. 그럼 또 드래곤의 차를 타고 도시의 어디론가 떠난다. 장소는 그날그날 바뀌기도 하고 사보가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가기도 하거나 전에 좋았던 곳을 이야기 하면 그곳을 다시 찾아가기도 한다. 그리고 자리에 앉으면 그때부터 사보의 일이 시작된다. 홍차 한 잔과 함께 빼곡히 오선지를 채우는 사보를 보며 드래곤은 설탕이 잔뜩 가라앉은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오후. 그리고 저녁을 함께 먹고 집으로 돌아와 사보는 방음처리가 된, 악기들이 잔뜩 구비 되어 있는 방에 들어가고, 드래곤은 드래곤 나름대로 서재에서 일을 한다. 그러다 새벽이 되면 사보는 침실로 드래곤은 거실 소파로 자리를 이동하고는 했다.
그렇게 평온히 흘러가는 하루들 중 하나여야 했을 오늘. 조금 늦게 들어온 드래곤의 제안에 눈을 도로록 굴리던 사보가 몸을 일으켰다.
"뭘 사러 가는데요?"
***
"정장...필요 없을 것 같은 데."
"한 벌 쯤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근데 이걸 왜 당신이 사 줘요."
"....파트너니까?"
파트너. 드래곤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사보의 파트너라고 칭할때마다 사보는 어딘지 모르게 가슴이 울렁였다. 파트너. 사보같은 사람에게 그 단어가 특별하다는 것을, 드래곤은 알고 있을까. 아마 모르기에 저렇게 태연하겠지. - 오랜만에 들어온 백화점, 거기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테일러샵에서 드래곤은 꾸러기같은 차림의 사보에게 이것저것 대보고 재보며 점원과 사보는 알 수 없는 온갖 용어들로 대화했다. 팔과 다리, 목둘레와 가슴 둘레, 허리를 지나 허벅지와 다리까지, 마지막에는 발등높이까지 줄자로 잴 수 있는 모든 부위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나서야 사보는 해방되었다.
"그럼 그렇게 하죠. 그럼 다다음주에."
"예. 드래곤님.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딸랑 - 맑은 종소리가 사보와 드래곤의 길을 배웅했고 다시 차에 오르고 나서야 길게 숨을 내뱉은 사보가 우물거리며 말했다.
"근데...아까 그거....내가 쓰는 언어 맞죠?"
"아마 네가 매일 사용하는 익숙한 언어가 아니냐 묻는다면 맞다고 대답하고 싶구나."
"진짜...뭐가 뭔 소리인지."
"뭐. 아, 오늘은 조금 특별한 곳에 갈 거란다."
"....?"
"식사는 중국음식으로."
"아, 네."
그렇게 드래곤의 차가 멈춘 곳은 고풍스런 건물들과 현대적인 건물들이 잘 어우러진 멋진 대학 캠퍼스 안이었다.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는 단풍들과 아직은 싱그러운 녹음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이루는 캠퍼스. 그리고 또한 특이점이 있다면,
"눈치챘나? 여긴 여대지."
"!?!?!? 여, 여대?!?!?"
"그만큼 유행에도 민감하고 유명한 밴드부터 길거리의 버스킹하는 녀석들까지 한 번씩은 꼭 들러 제 능력을 시험하는 곳이지."
"헤에...하긴..."
"너도 다다음주에는 여기 설거다."
"?!?!?!?네?!!?!?"
"저쪽 카페. 주마다 무명 가수들을 위해 무대를 세팅하지. 거기서 한 시간."
"한 시간?!"
"자작곡으로만."
"저기요?!"
"할 수 있을거다."
".....세상에."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고 깔끔한, 맛깔스러운 중국음식은 어색한 젓가락질 사용을 이겨낼만큼 훌륭했고, 비울때마다 부리나케 채워지는 차도 향긋했으나 사보는 그 음식들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여대 앞 가장 유명한 카페에서 한시간이나라니. 그러다가 사람들이 다 떠나버리면 어떡하지. - 도저히 식사에 집중못하는 사보를 보면서 드래곤이 말했다.
"걱정마라. 일단 넌 잘생겼으니 반은 먹고 들어가는거다."
"!?!?!?저기요!?!? 이봐요!??!?.....설마 오늘 맞춘 정장도...."
"그래. 세미정장도 함께 맞췄지."
"....철두철미하시네요."
"정장은 실패하지 않는다. 내 철학이지."
만족스럽게 끄덕이는 드래곤을 보며 사보는 느리게 그리고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
그리고는 드래곤은 사보의 얼굴을 근 2주간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잘 자지도 않고 식사도 대충 때운 채 연습실에 들어가 나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엄청난 집중력이었다. 그러다가 새벽쯤이 되면 좀비처럼 기어나와 드래곤을 빤히 보고는 다시 물 한잔 마시고 들어갔다. 처음에는 원망하나 싶기도 했다. 그 이후에는 정말 궁금해졌다. 그 뭔가를 바라는 듯 아닌 듯한 애매한 눈빛이 드래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뭔가...필요하나?"
"....음...저기요..."
그리고 사보의 입에서 나온 말을 의외의 것이었다.
"그...아...우...그래요! 아들이라 생각하고....우..."
"....?"
"한 번만 안아주실래요?"
"....."
사보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에 잠시 읽던 신문을 접어 테이블에 내려놓고는 잠시 턱을 괴고 고민하더니 팔을 벌렸다. 머뭇거리던 사보가 곁에 앉아 쭈뼛쭈뼛 드래곤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그렇게 얼마간의 어색한 시간이 지났을까. 사보가 슬슬 고개를 들려고 하는 순간 커다란 손이 사보의 머리에 살포시 얹어졌다. 그리고 손의 주인이 낮은 목소리로 중얼였다.
"그렇게 부담가질 필요는 없다."
"....."
"정 못하겠으면 시간을 줄이거나, 다른 곡 커버해도 되고..."
"싫어요. 그건."
"....."
"해보고 싶어요."
그래. 처음엔 황당하고 어이 없었어요. 그런데. - 생겼다 욕심이. 예전에 한 시간? 두 세시간을 우습게 무대를 채우는 그를 보며 언젠간 비슷한, 아니 같은 무대에 설 수 있지 않을까 헛된 희망을 그리던 그 나날들이 생각났다. 지금 망설이면 과거의 자신의 원망스러운 눈을 피할 길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왕 누군가 깔아주는 길이라면, 그 길에 깔린 것이 무엇이든 그 길을 있는 힘껏 뛰고 싶었다. 후회없는 노력이란 것을 맛보고 싶었다.
"잘할게요. 당신이 깔아주는 이 길을, 그어떤 누구보다 멋지게 지나고 싶어요."
"....그래."
자신을 향해 웃는 사보를 조금 바라보던 드래곤이 나직하게 속삭였다.
"내게 금빛과 은빛으로 짠
하늘의 천이 있다면
어둠과 빛과 어스름으로 수놓은
파랗고 희뿌옇고 검은천이 있다면
그천을 그대 발밑에 깔아드리련만.
나는 가난하여 가진것이 꿈뿐이라,
내꿈을 그대발밑에 깔았습니다.
사뿐히 밟으소서, 그대 밟는것 내 꿈이오니. "
***
"네? 안된다구요?"
".....그렇게 되었다군."
그리고 막상 디데이에 날아온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에 사보와 드래곤은 서로의 눈치만 살펴야 했다. 주인이 오늘 오다가 사고가 나서, 아마 오후에나 카페를 열 것 같다는데. 오후에는 이미 한달전부터 예약된 밴드가 있다는구나. - 그리고 가을의 여대 캠퍼스에 버려진 두사람의 남자는 대학의 가장 중심에 있는 공터앞 계단에 앉아 하늘만 바라보았다.
"미안하구나."
"에이, 뭐가요. 드래곤씨야말로 괜히 허튼 돈 쓰신거 아니에요?"
모르긴 몰라도. 다섯벌이나 샀는데. - 제가 입고 있는 세미정장을 내려다보며 사보가 중얼였다. 그래도 역시 정장에 캔버스화는 별로에요. 구린 것 같아. - 스스로가 말하고도 웃긴지 키득대던 사보가 불현듯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여기서 하면 되죠?"
".....? 여기?"
"네. 여기요."
그래. 뭐. 어차피! 공원에서도 잘만 했는데! - 해맑게 웃던 사보는 드래곤이 말릴새도 없이 앞으로 튀어나갔다. 그리고 그 공터 한 가운데서 케이스를 열고 기타를 꺼냈다. 뭐야, 뭐자? 노래부르려나? - 지나치는 사람들의 가벼운 술렁임이 흘러가고 사보가 해맑게 웃으며 외쳤다.
"안녕하십니까! 사보라고 해요! 나 여기서 노래부를건데, 한시간만 나랑 놀아줄래요?"
그리고 푸른 가을의 하늘 아래서, 청년이 노래부른다.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Its funny how you say that you made it on your own
When you had to wait for in it, when your daddy didnt know
You say you got a job, but I dont know what you do
Such a bu-bu-bu snob that youll never know the truth
The perfect on me answer, but nothing at the call
Its easy to forget when you show up at my door
Stop messing with my mind, cause youll never have my heart
Bu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I know you wanna stay, but I think that you should go
Cause you got nothing to say, you just sit there on your phone
I try not to give in, but temptation has me lost
So I will do my best to get you all
The perfect on me answer, but nothing at the call
Its easy to forget when you show up at my door
Stop messing with my mind, cause youll never have my heart
Bu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Girl singing]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Yeah...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Its funny how you say that you made it on your own
When you had to wait for in it, when your daddy didnt know
You say you got a job, but I dont know what you do
Such a bu-bu-bu snob that youll never know the truth
The perfect on me answer, but nothing at the call
Its easy to forget when you show up at my door
Stop messing with my mind, cause youll never have my heart
Bu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I know you wanna stay, but I think that you should go
Cause you got nothing to say, you just sit there on your phone
I try not to give in, but temptation has me lost
So I will do my best to get you all
The perfect on me answer, but nothing at the call
Its easy to forget when you show up at my door
Stop messing with my mind, cause youll never have my heart
Bu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your perfect little body makes me fall apart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Girl singing]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Yeah...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Shes got tickets to her own show but nobody who wants go
And Im stuck sitting in the front row
Im singing along like theres no tomorrow
La la la la la la la laaaaaa
La la la la la la la laaaaa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