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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사보슈라] 용이 품은 별 외전 : 신발장 - 에픽하이 (Feat. MYK)

김스팸팸 2015. 8. 7. 22:19

"듀엣 싱글?"

"그래, 정확히는...에..요샛말로는 유닛 싱글이라고 하지."


슈라이야의 말에 사보는 다시 표정으로 대답해주었다. 


"...."

"야, 표정 펴라. 웃어. 우스라-"

"허, 허허허....저...그..슈라이야씨? 저랑...가요제 한번 하고 나니 말입니다? 에...거기에 우리가 컨셉 질을 좀 했다고...저랑 친해지신 걸로 착각하시는데..."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우리 친해."

"뭐? 저기 난 금시초문인데."

"싱글 낼 정도는 친해. 야! 우리 이렇게 된 거, 연말 베스트 예능 커플 상 노려야 하지 않겠냐!"


슈라이야는 현재 잘나가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멤버인 래퍼였다. 사보와는 워낙 색이 달라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의외로 두 사람의 곡은 좋았고, 거기에 제작진이 만들어 준 브로맨스 기믹까지 얹어져 여름을 뜨겁게 달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그 브로맨스는 만들어진 대본이라는 건 조금 문제였지만. 물론 그렇다고 안 친한 건 아니었다.


"베스트 커플상이랑, 싱글이 무슨..."

"아니, 우리 댄스곡 했었잖아. 근데 그거야 내 전공이었고."

"....?"

"욕심이 생기더라고."

"....무슨?"

"내가 네 색에 물들면 어떤 노래가 나올까."


슈라이야는 아주 유능한 예능인이었다. 예능이 처음인 사보를 잘 이끌었으니까.

그러나 아주, 아주 유능한 음악인이기도 했다.


"궁금하지 않아? 해보고 싶지 않아? 너의 노래."


사보의 눈동자가 떨려왔다.


***


"가사도 나보고 쓰라고?"

"아니, 물론 멜로디랑 리듬이야 내가 잡지만 너도 하나 뭔가 해야...의미가 있지 않겠어?"

"에...해 본 적 없는데."

"그냥 아무거나 써봐. 어...뭔가 행복했던 기억이라던가."

"행복?"

"그래. 없어? 뭐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랑 놀이동산에 갔었다던가...뭐 그런..."

"...."

"아...넌..."

"미안. 그런 게..없네."

"아, 아냐! 아냐..어...내가 미안하다."


이건 내가 좀 더 고민해볼게. - 애매한 표정으로 다시 녹음실을 나가는 사보를 보내고 잠이 않아 있던 슈라이야는 머리를 벅벅 긁더니 자기 자신에게 짜증을 냈다.


"아오!!! 이 주둥아리가 문제지!!"


사보의 어린 시절이 그리 녹록치 않았다는 것은, 이미 본의 아니게 아주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일에 치여 제 또래가 누려본 행복한 삶이라는 것은 누려본 적이 없고, 그 이후에도 이상한 부모에게 시달렸던 녀석이다. 그런 녀석에게 생각 없이 제가 키우는 애들에게 했던 말을 던졌으니. 이런 게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것일까. 순식간에 핏기가 싹 가시던 사보의 표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괜찮을까, 그 녀석.”


***


행복했던 기억이라.


언제부터 인가, 그 감정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 그런 생각이 들었다. 늘 바쁘고 흥미로웠고 벅차오르고, 그리고 가끔은 짜증도 가끔은 만족감도, 기쁨도, 짧은 인생 중 지금이 가장 많은 감정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때였지만, 행복이라는 단어는 매우 사보에게는 생소한 단어였다. 행복이라. 그런 평온한 마음을 언제 느꼈더라. 늘어진 고양이처럼 소파에 턱을 괴고 누워 와인 잔을 빙글 빙글 돌리던 사보의 눈과 귀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삑, 삑, 삑, 삐로리롱-]


"아. 있었나, 집에."

"아, 네. 저도 온지 얼마 안 되었어요."

"그랬군."


드래곤은 자신의 집에 너무나 당연하게 사보가 뒹굴고 있음에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대로 벗은 구두를 신발장에 넣었다. 그리고는 겉옷을 벗으며 자연스럽게 사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래, 오늘 갔던 건 어찌 되었지? 슈라이야...라고 했던가."

"아, 그냥. 뭐. 싱글이라도 내보지 않겠냐고...듀엣 했던 게, 꽤 재미있었나 봐요."

"화제성이 있을 때, 유닛으로 한곡 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그래도...결국엔 네 마음이다. 마음 가는 대로 해."

"헤헤, 네."

"막히는 것 있으면 말해라. 들어주마. 또 전처럼 혼자 틀어박혀 있지 말고. 내가 별로면 이반코프도 있고, 코알라도 있고-"

"아...."

"이젠 혼자가 아니니까, 혼자 해결하려 들지 않아도 된다는 소리야."


드래곤의 거대한 손이 무심하게 사보의 머리위에 얹혀졌다.


아.

그랬지.


나에게도 있었다.


"있었는데-"

"응?"

"막히는 거요. 근데-"

"?"

"해결했어요."


고마워요. - 사보가 드래곤을 올려다보며 수줍게 웃었다.


***

 

"....너, 사실 뒤에 쌍둥이가 있다거나..."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아니, 그렇잖아. 어떻게 하루 만에 이렇게-"

"...괘, 괜찮아?"

"괜찮은 게 아니고...좋은데? 음...좋은 거 같아. 그럼 내가 여기에 맞춰 랩만 좀 얹어가지고 쓰면 되겠다."

"오!"

"올...역시 하버디....머리가 비상하네!! 하하!!"


슈라이야는 다음 날 사보가 가지고 온 결과물을 보며 눈을 빛냈다. 엄청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보는 훨씬 멀쩡했고,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었다. 괜히 자기랑 밀당 하려고 어제 그랬나 싶기도 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기똥찬 걸 썼어?"

"어제 그랬잖아? 행복.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라고."

"응. 그랬지?"

"난...솔직히 어릴 때도 지금의 나도 느끼는 감정은 행복이나 평온...이런 쪽이랑은 거리가 먼 감정인데, 그래도 있더라고 나에게도."

"...."

"행복이란 거. 그리고 그런 사람."

"...여자친구?"

"아하하하, 늘 말하지만 난 팬들과 연애하지, 바람피우면 안 돼."

"에이, 우리끼리인데 뭘 그런 걸 숨기고 그래."

"하하하, 됐고. 있어. 나에게도. 그런 사람."


그렇게 말하며 본인답지 않게 수줍게 웃는 사보는, 이런 표현이 어울릴지 몰라도 예뻤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슈라이야는 가슴 한 켠이 아릿해졌다.


***


"들었어, 들었어?"

"아, 그 두 사람 유닛?"

"특별히 한 거라 활동은 없다는데, 너무 아쉬워."

"그치, 그치?! 아....진짜 둘이 잘 어울리는데, 이러지 말고 정식으로 활동해도 좋겠다."


사람들은 재잘거리며 그 둘의 음악을 이야기 한다.

거리의 모든 스피커들은 웅웅대며 그 둘의 음악을 공중에 뿌려 자아낸다.


음악에도 향기가 있다면,


무더운 여름의 공기는


지금 두 사람의 음악으로 물들어 있다.


***


신발장 - 에픽하이 (Feat. MYK)


It’s gonna be a late night.

But baby I’m comin’ home. 

It’s gonna be a late night.

But baby I’m comin’ home.

It’s gonna be a late night.

But baby I’m comin’ home.

Yeah it’s gonna be a late night.

Good night.


나 괜찮을까?

이렇게 계속해 달리면

숨이 멎을 텐데.

이윽고 아침이 눈을 뜨고

나의 어지러운 삶이 멈출 때...


Babe I'm comin' home.

잠시만 기다리면 문 앞에 서 있을게.

You won't ever be alone.

늦으면 눈 뜰 때 너의 곁에 누워 있을게.


첫차와 막차, 그 사이는 없지. 

직장이란 쳇바퀴. 제자리를 걷지.

365일 고인 땀은 널 위해서.

알잖아. 내가 어찌 하루를 버리겠어.

I'm comin' home. 

늦을 수도 있지만

집을 향해 흘러가는 이 시간.

이 한적함이 세상의 유일한 완전한 peace.

Never home without you.

All alone without you.

Baby I'm on my way home.


Babe I'm comin' home.

잠시만 기다리면 문 앞에 서 있을게.

You won't ever be alone.

늦으면 눈 뜰 때 너의 곁에 누워 있을게.


Babe I'm comin' home.

잠시만 기다리면 문 앞에 서 있을게.

You won't ever be alone.

늦으면 눈 뜰 때 너의 곁에 누워 있을게.


Baby I'm on my way home.


On my way back home.


오르막과 내리막 길.

이제 헌신발을 벗고.

발자국과 발자취를

여기 신발장에 넣고.

오르막과 내리막 길.

이제 헌신발을 벗고.

발자국과 발자취를

여기 신발장에 넣고.

오르막과 내리막 길.

이제 헌신발을 벗고.

발자국과 발자취를

여기 신발장에 넣고.

오르막과 내리막 길.

이제 헌신발을 벗고.

발자국과 발자취를

여기 신발장에 넣고.